활동으로 태어난 아름다운 도야호 홋카이도 여행 코스, 화산

 홋카이도 여행코스,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도야코 스구루, 사진 by 미셸&G군

부지런히 달려, 우리 카풀이 도착한 최초의 홋카이도 장소는 도야호였다. 호수 주변에는 유명한 온천이 많아 자연스레 유명한 온천호텔, 료칸이 많았다. 이번 홋카이도 여행의 컨셉은 료칸에 묵으면서 물 좋은 곳에서 온천과 가이세키를 즐기는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곳에서의 1박을 정했다. 역시 온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가이세키까지 즐긴 나와 G군은 전날의 피로를 말끔히 씻고 아침식사를 하기 전 숙소 주변의 아침 산책을 나갔다.

숙소 바로 앞이 호수였으니까 위치 하나는 ! 물론 온천욕도 좋아 하룻밤 사이에 피부가 매끄러워졌다. 숙소에서 나와 바로 오른쪽으로 돌면 바로 호수로 통하는 길이 나오고 입구에는 도야코 관련 안내판이 있었다. 주변 지도가 꼼꼼하게 적혀 있었지만 내 눈에 들어온 문구는 단 하나.웰컴 투 토야호 Wellcome to Lake Toya

홋카이도 여행 코스를 준비하면서 이곳에는 가야 한다며 일정 계획을 세운 G군이 꼭 가고 싶어 했던 도야코. 하지만 G군보다 내가 더 반해버린 장소였다. 이곳저곳 여행하면서 도시의 풍경보다 자연의 풍경을 더 사랑하게 되어버린 연인들에게 딱 맞는 홋카이도 여행 코스였기 때문이다.

도야호를 기점으로 주변 시설에 대한 안내도도 자세히 적혀 있었다. 원하는 곳은 번호에 붙은 설명을 읽고 장소를 확인한 뒤 찾아가면 된다. 하지만 여기라고 여길 만한 곳이 없어 고개를 끄덕이고 본격적인 호수 주변 산책에 나섰다.

호수 주변 탐방에 나서자마자 사람들의 발목을 잡은 곳은 유람선 선착장, 매표소. 유람선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이 근처에 배를 타고 호수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어 이색적이었다. 이 근처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즐기는 낭만적인 도야호가 인기라고 한다. 티켓 요금은 성인 1,420엔 6세12세 미만은 710엔으로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타임까지 30분 단위로 출항하는 것 같았다(2018년 11월 기준). 탑승시간도 여유롭고 출발시간 간격도 크지 않아 원하는 시간에 언제든지 체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약해둔 아침식사 시간이 있어서 통과했을 뿐이지만, 도야코에서 유람선 체험을 원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이곳에서 운영하는 유람선은 중세 유럽의 고성을 본떠 만든 듯했다. 실제 성의 모습이라기보다는 백설공주, 신데렐라 등 동화 속 공주들이 살던 성의 모습을 본떠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가까이서 보면 촌스럽지도 않지만 막상 배가 출항해 호수 위를 둥실둥실 떠다니는 모습은 무척 낭만적이기도 하다.

유람선 주변을 배회하다 운 좋게 출항하는 배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영상으로 찍어봤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람선을 떠나는 모습을 못 본 것도 아니고 서울을 비롯해 프랑스 오스트리아 터키 등에서 유람선을 타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닌데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해도 난리다.

너무 느리게 움직여서 30분 간격으로 운행이 가능한 줄 알았을 정도였는데 무려! 눈 깜짝할 사이에 멀어져 가는 모습을 보니 기우였던 모양이다. 멀어진 모습을 보면 가까이서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촌스럽다고 비웃은 게 미안하게 느껴질 정도로 멋지지 않니? 마치 호수 한가운데 동화 속 고성이 감도는 느낌마저 든다.

다시 호수 주변을 산책하는 나와 G 군. 주변 풍경이 너무도 조용하고 여유로워 목적지를 두고 걷지 않아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공기도 좋고 하늘도 맑고 해서 그런 느낌은 더 강해졌다. 우리는 이틀도 안 돼 미세먼지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아무리 떨어져 있지 않은 일본에 가도 맑은 공기와 하늘을 만날 수 있으니 부러울 리 없다. 정말 슬픈 현실일 뿐이다.

이곳에도 포토존이 있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중국인처럼 보였지만 대여섯 명이 이런 포즈를 취하며 수십 장을 찍었다. 잠깐만, 나도 사진 남기려고 했는데 계속 촬영하고 있어서 포기했어 대신 하늘의 태양을 떠받들 듯 한 자세의 소녀와 사슴 동상을 카메라에 담아 봤다. 한 바퀴 돌고 다시 돌아와 인증샷을 남길까 했지만 돌아올 때는 다른 방향으로 왔기 때문에 중국인이 몰려 있던 곳에는 다시 가는 법이 없었다.

한 바퀴 천천히 바라보던 도야호의 풍경. 산책 중 이곳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풍경이다. 호수 너머로 보이는 산과 화산만 아니라면 여기가 호수인지 바다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푸른 호수의 이미지였다.

가까스로 유람선의 유혹에 넘어가자 이번엔 수륙선 공격이다. 이곳 오리배 가격은 23인용 보트가 30분에 1,300엔. 45인용은 30분에 1,500엔으로 유람선을 타는 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잘 히트하지 않는 오리보트를 여기까지 와서 벗어났을 리 없다. 특히 누군가는 힘껏 페달을 밟아야 하는 오리배를 굳이 도야코에서 경험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주변 풍경을 꼼꼼하게 영상으로 찍어봤다. 보고, 보고, 봐도 눈이 움푹 들어가고, 마음이 행복해지는 도야코 주변의 풍경. 홋카이도 여행 코스 중 처음으로 이런 곳을 선택한 G군! 칭찬해, 칭찬해!

온천으로 유명한 도야호 지역이라 온천에 특화된 숙소도 주변에 많은데, 이처럼 부담없이 족욕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공짜다. 오랜 시간에 걸쳐 여관에 머물며 모든 장점을 누려보는 것도 좋지만 그럴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이곳에 발을 들여놓고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가까운 숙소를 잡아 온천욕을 실컷 즐기고 있는 상태라 다시 가고 싶지는 않았지만 잠시 머물다 가는 여행객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공간이 아닌가 싶다.

최대한 줌업해서 카메라에 담은 화산의 모습. 같으면 화산이 폭발한다며 고향도 버리고 다른 지역, 다른 나라로 가버렸을 텐데… 활화산을 활용하며 살아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아까 봤던 유람선이 건너편 지역이나 화산에 접근하는 모습이 보인다. 물론 화산 앞까지 갈 수는 없지만 선착장에서 어느덧 이토록 멀리 가버린 유람선은 화산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저 배를 타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급! 밀려왔다. 실제로 체험한 적은 없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도야호 유람선을 체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호수와 어우러진 화산의 모습을 마음껏 감상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일렬로 늘어선 나무 벤치. 소녀 2명 이외에는 아무도 차지하지 않았지만 조금 따뜻해지거나 시간이 더 지나면 이들 좌석이 꽉 찰 예상됐다. 그만큼 이곳은 도야호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유일하게 감상 중이던 두 소녀도 자세히 들여다보니 서로 찍어 찍느라 무척 바빠 보였다. 그만큼 이곳은 호수와 화산이 어우러진 모습을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걸어서 산책한 이곳은 Shikotsu-Toyanational Park 시코쓰도야 국립공원. 도야호의 생성 과정과 항구에 공생 중인 우스화산과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도야코는 약 11만 년 전 폭발로 생긴 칼데라로 그 영향으로 지름 11km, 깊이 180m의 움푹 파인 지형을 만들어내 물이 채워졌다. 도야호만큼 중요한 우스화산은 1,663년부터 200년까지 9차례의 분화로 용암동 등의 새로운 산들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메이지 신산이나 쇼와 신산에서는 융기의 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살아있는 우스 산의 지속적인 분화 활동으로 마그마가 상승하면서 도야코 주변에는 온천이 만들어졌다. 따라서 연주산 주변의 온천은 그 수질이 각별하다고 한다.

명성에 걸맞게 호수 주변에는 훌륭한 온천호텔과 료칸이 즐비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첫날의 숙소도 나쁘지 않았지만 역시 산책을 하다보니 더욱 고급스럽고 멋진 호텔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얼핏 보면 상당한 규모로 밝혀진 도야호텔, 료칸.

우리가 갔던 11월 초 홋카이도는 반쯤 단풍으로 물들어 절정에 달했고, 반쯤은 마른 나뭇가지만 남기고 겨울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 이 부근은 아직 단풍을 볼 수 있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단풍구경을 할 수 있었다. 2018년에도 우리나라에서는 가을 단풍구경을 할 수 없었고, 홋카이도에서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산책을 마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급!카페인을 마시고 싶은 나는 G군을 졸라 인근 편의점에서 즉석커피를 한 잔 마셔버렸다. 커피 한 잔도 수준 높은 일본 편의점의 커피 맛에 감동하며 그렇게 숙소로 돌아왔다.

호수가 바라본 산책로와는 달리 건물 뒤편 거리는 한산했지만 아직 잠에서 덜 깬 거리의 풍경이 펼쳐졌다 우리가 짐을 싸서 숙소를 나설 즈음 점심시간이 멀지 않은 무렵이면 이곳 상점들도 영업을 재개하고 거리 곳곳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다.

먼 산 위의 별장으로 여겨지는 건물까지도 부럽게 느껴졌던 것은 이 주변의 산수가 수려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아름다운 곳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기에 그냥 마음속에 간직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숙소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푼 뒤 체크아웃을 마친 나와 G군은 다음 목적지를 향해 뛰었다. 하지만 오전 산책으로 강한 인상을 받은 우리는 이대로 도야코를 떠날 수 없었다. 그래서 미리 알아둔 다른 명소로 5분도 걸리지 않아 도착한 우리는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출발하기로 했다.

이미 아침 산책으로 호수 풍경을 충분히 즐겼기 때문에 사진을 찍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막상 도착해 보니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져 보였다. 사진은 찍고 찍어도 한이 없고 풍경은 보고 또 봐도 부족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오전 경험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훨씬 아름답고 낭만적이어서 발길이 뜸한 것은 아니다. 빠르게 이동하고 점심 먹을 수 있는 장소로 이동 후 다시 두번째 숙소로 가는 길에 만난 명소를 구경까지 하는데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떠나지 못 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기로 한 나는 떠날 생각도 없고 찬장처럼 멈춰서지도 않고 바라보았다.

호텔 앞과는 다른 도야호의 모습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영상으로도 이곳에 다녀왔다는 흔적을 남겼다. 이미지로도, 영상으로도 이날 이 장소에서 내가 만났던 풍경을 온전히 드러내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그때 내가 느꼈던 감동은 아쉽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우리가 찾은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진고지도공원. 앞서 산책했던 온천마을에서 조금 서쪽으로 이동하면 나타나는 이곳은 마치 보물 같은 곳이었다. 앞서 설명한 활발한 화산활동으로 독특한 용암지대를 형성하여 도야호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던 우스산과 도야호의 관계. 결국 이러한 우스산과 도야호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인증과 주목을 받게 된다.

360도 카메라로 감상해본다. 이 파노라믹 전경을 한 장 담기엔 이만한 카메라도 없고, 이곳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도 이만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손가락으로 돌려 보면, 도야호의 멋진 풍경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직 이른 오후였고, 이틀 만에 홋카이도 여행을 시작하면서 참고 있던 맥주에 대한 욕구는 끝내 무너져 다시 짐이 있는 곳으로 가서 한 캔을 꺼내올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앞에 두고 맥주를 즐기는 황홀한 순간을 통과하는 것은 죄악이나 다름없다.

캔뚜껑을 딸 때 내는 ‘펑!’ 경쾌한 소리만으로도 청량감이 느껴졌던 그 순간.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필요했던 것은 맥주가 아니라 맥주를 통해 전해지는 힐링의 순간이었던 것 같다. 솔직히 맥주 맛은 생각나지 않을 만큼 별미였기 때문이다. 그 뒤에 있었던 홋카이도 여행코스도 하나같이 아름답고 좋은 곳이었는데 이곳 공원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여기가 정말 마음에 드나봐. 영상도 이렇게 많이 남겨두고 ㅋㅋㅋ 그것만 찍어놓고 계속 꺼내보고 싶었던 훗카이도의 어느곳이었다. 삿포로 여행, 홋카이도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께는 꼭 가볼 만한 장소로 추천드리고 싶다.

더 이상 머뭇거리지 못하고 귀로에 순간적으로 불던 바람. 그 덕분에 쌓였던 낙엽이 낙엽 돌풍을 일으키며 또 다른 장관을 연출했다. 그 때문에, 왠지 더 쓸쓸해져 있던 어느 늦가을의 「도야호 여행기」. 나는 일생의 여행지 또 하나 그리운 장소를 추가해 돌아온다.

Toyakoonsen , Toyako , Abuta District , Hokkaido 049 – 5721 일본